아이가 그린 카마로 자동차로 쿠키 만들기
어느 편안한 주말 아침. 아이가 카마로 자동차를 그렸다고 가지고 옵니다. 그 그림을 보고 저는 "아니 이런 세계적 디자이너가 될 녀석 같으니라고!" 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아빠 : 그래 이걸 어떻게 그렸니? 아빠도 이렇게는 못 그리겠는데?
아들 : 와글아글 자동차 대백과에 종이를 대고 그렸어요.
그렇구나. 뭔가 창문에 책을 대고 열심히 그리는 것 같던데 그게 이거였구나. 베낀거구나.
너의 창작품, 아니 모방품을 자동차 생산 파트에 근무하는 아빠가 쿠키로 생산을 해줄게. 요즘엔 자동차 생산 업체가 모든 부품을 만들지 않는단다. 협력업체의 도움을 받지. 오늘 우리를 도와줄 협력업체는 읽기도 어려운 독일산 쿠키 만들기 세트다! 자동차 부품은 독일산이 유명하지.
그리고 설명서 대로 반죽을 하면 된다. 설명서에는 버터를 넣으라고 되어 있네? 우리집엔 버터가 없다. 원가 절감을 위해 식용유를 넣어야겠다. 품질에는 아무 영향이 없을거다. 자세히 보니 설명서에도 버터 대신에 올리부유를 넣어도 된다고 적혀있네. 이런 걸 옵션이라고 한단다.
그리고 밀대를 이용하여 반죽을 고르게 펴준단다. 밀대 같은 것이 우리집에 있을리가 없잖아. 주방 놀이 세트에 있는 장난감 밀대를 이용하자. 오히려 작게 펴는데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네. 이런걸 현장에서는 개선이라고 부르고 이렇게 자동차를 만들 때 도움을 주는 도구들을 "지그"라고 부른단다.
자 이제 카마로 도면을 얇게 편 반죽위에 올려놓고 카마로 모양으로 절단을 해보자.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는 프레스 장비를 이용해서 철판을 자르지. 그리고 그 프레스의 틀을 "금형"이라고 부른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금형이 없어. 네가 그린 도면만 있을 뿐이지. 그래서 아빠가 이쑤시개를 이용하여 콕콕 찍어서 쿠키틀을 잘라 줄게.
아~ 역시 금형이 없어서 깨끗하게 만들기가 어렵구나 이렇게 잘라낸 옆에 있는 부스러기들을 공장에서는 "버 (Burr)"라고 부른단다. 버가 많으면 매끈한 제품이 나올 수가 없으니 모두 제거해 줘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burr를 "이바리" 라고 부르는데 그건 일본식 용어야.
금형이 있는 자동차는 이렇게 깔끔하게 잘라낼 수 있단다. 대량 생산도 가능하지. 프레스 공장에서는 이렇게 쿠키틀로 자동차 모양을 만들듯이 콕콕 자동차 철판을 찍어낸단다.
자 프레스로 찍어낸 제품과 이쑤시개로 콕콕 만들어낸 제품의 품질을 비교해 보자. 차이가 느껴지지?
그리고 이제 오븐에 구워주면 자동차 쿠키가 완성될거다. 설명서에 적혀 있는대로 180도 10분 구워버리자.
아들 : 아빠~ 제가 만든 다른 자동차도 만들어 주세요
아빠 : 이건 무슨 자동차니?
아들 : 이건 리무진 자동차예요.
(위 과정 반복)
(다시 3인칭 작가 시점으로)
짜잔~ 드디어 카마로 쿠키가 완성 되었습니다. 다른 금형이 있는 자동차 들과는 모양이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카마로 모양이라고 최면을 걸고 보면 카마로 모양 같습니다.
여기 이 자동차들은 자동차 쿠키틀을 이용하여 만든 대량 생산 제품들 입니다. 오래전 포드 선생님이 T car를 만들 때의 심정으로 대량 생산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물고기 같이 생긴 리무진 자동차도 있습니다. 미안하다. 아들. 이렇게 밖에 못 만들겠다.
그리고 바로 폐차에 들어가는 리무진 자동차 입니다. 이렇게 저희 부자는 평화로운 주말 아침을 자동차 쿠키 생산과 함께 보냈습니다. 아이들이 그린 자동차로 만든 쿠키. 여러분들도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인내심이 길러집니다. 삼시세끼 차승원에 도전하는 어른곰™ 이었습니다.
